KBS ‘추적 60분’이 현대판 고려장으로 전락한 일부 요양병원의 실태를 고발하자 의료의 질이 낮은 의료기관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 ‘추적 60분’은 5일 ‘실태점검, 노인요양병원에선 지금 무슨 일이’ 편을 통해 치료와 재활이 시급한 노인환자들을 방치하고 있는 실상을 잠입 고발했다.
추적 60분은 방송에서 응급상황에 대처할 의사가 없어 기본적인 처치조차 받지 못하는 실상과 환자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을 재우는 현장 등에 카메라를 들여댔다.
요양병원에 근무했다는 한 관계자는 방송에서 “요양병원은 현대판 고려장”이라면서 “죽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고발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노인환자는 “죽고만 싶다”고 호소했다.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도 이런 요양병원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원 씨는 “어머니가 입원 전에 걸음을 걸었는데 요양병원 입원 후 걷지도 못하시고 항상 흐리멍텅하게 축 늘어져 잠만 주무셨고, 집에 가고 싶다고 한다고 손을 묶어 놔 멍이 들거나 직접 화장실을 갈 수 있는데도 간병인이 귀찮다고 눕혀서 기저귀 갈고 그러더라”고 질타했다.
김영수 씨는 “병 고치러 갔다가 오히려 병 얻는 곳이 바로 저런 요양병원이란 말이 실감난다”면서 “복지부는 왜 저런 인간 수용소를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김선태 총무이사는 “요양병원이 환자들에게 적절한 재활, 처치를 하지 않고 단순히 눕혀놓기만 한다면 퇴출시키는 게 마땅하다”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검사, 상담, 평가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의 질이 낮은 요양병원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현 일당정액수가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선태 총무이사는 “일당정액수가제도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검사를 생략하거나 물리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정해진 수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을 눕혀 놓기만 하는 병원이 오히려 이익을 보는 시스템”이라고 못 박았다.
김선태 총무이사는 “요양병원들이 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복지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하며, 의사, 간호사 이외에 약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을 제대로 갖추고 재활, 요양, 치료의 질이 높은 병원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가를 보상하고, 그렇지 못한 병원을 퇴출시켜 순기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