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는 2·22대회를 준비하면서 애써 집회의 공식명칭에 ‘국민을 위한’이란 수식어를 붙였으리만치,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오랜 세월 쌓여온 의료계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불신을 허문다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의도 결의대회를 바라보는 일간지 및 방송의 보도 수위는 의료계가 기대한 수준 이하였으며, 결국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이는 의료개혁을 위한 의료계의 긴 여정에서 2·22대회가 단지 그 첫 발걸음에 불과하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으로 귀결된다.
◆조선·KBS·오마이뉴스, 비교적 상세히 보도 = 대부분의 매체가 22일 결의대회에 대한 보도를 뉴스로 다뤘으나, 그 비중에 있어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비중을 두고 상세히 보도한 매체로는 조선일보와 KBS, 그리고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를 꼽을 수 있겠다.
조선일보(醫協 “의약분업 확 뜯어고쳐라”, 22일발)는 이번 집회를 통해 의협이 내건 요구들을 비교적 자세히 전달하면서 “의협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들의 이익과 논리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가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국민의 불편과 비용 증가를 근본적인 대책 없이 국민 등에게 떠넘겨 각계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혀 찬반양측 의견의 균형을 맞췄다.
KBS는 ‘KBS 뉴스9, 의약분업 개선 요구 의사들 대규모 집회’보도에서 의협의 요구중 선택분업과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비중을 두면서 이들 요구에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점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이는 MBC 9시뉴스와 SBS 8시 뉴스가 짤막하게 집회 개최 사실만 언급한 것과는 대비된다.
◆오마이, 집단이기주의 측면 부각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경우 의료계 전문매체를 제외한 일반 매체가운데는 가장 상세히 집회 현장을 보도했으나, 기사는 의료계의 주장을 삐딱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향이었다.
오마이뉴스는 22일발 “‘'사회주의 의료' 개혁해야"-"집단 이기에 눈먼 의협”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먼저 의협의 요구사항들과 함께 이에 반대하는 사회보험노조 등의 반론을 실었다.
오마이뉴스는 "의협이 4.15 총선을 앞두고 △선택적 의약분업 △국민건강보험공단 해체 △건강보험제도 개편 등을 골자로 한 현행 의료정책의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민주노총과 사회의료보험노조 등은 '집단 이기주의'로 규정하고 현 의협 집행부 해체를 요구해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주장-의료민주화냐 아니면 의료독재냐’란 제목의 논평기사를 통해 “의료계가 투쟁 목표로 세운 것들 대부분이 따지고 보면 국민을 위한다기 보다는 의사 자신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국민을 위한 결의대회'에서 국민은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것이다"면서 "국민들은 보릿자루가 되느니 이름을 빼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이번 집회가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임을 강하게 어필했다.
◆상당수 언론 무관심…교통불편에 초점 = 그러나 그밖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집회의 의미에 깊이 관심을 갖고 보도하기보다는 의사들의 수입 감소에 대한 불만의 표시이거나 교통 불편을 야기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연합뉴스와 YTN은 ‘교통불편 야기’와 ‘의사들의 수입 감소’에 초점을 맞춰 보도해 균형있는 시각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YTN은 22일 19시01분 뉴스에서 “집회목적은 현행 단일 건강보험체계 대신 소득소준에 따라 다양한 보험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것이었지만 이면에는 의사들의 수입이 감소한 것도 큰 이유중의 하나로 알려졌습니다”라며 “시민들은 의사들이 올해 초 자신들이 요구한 의료수가 인상안이 받아 들여지지 않자 집회를 열었다는 인상을 피할수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또 연합뉴스는 이날 16시 ‘의협, 의약분업 철폐 요구’라는 기사에서 “이날 집회를 위해 의사들이 타고 온 버스 400여대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여의도 일대와 올림픽로 등에 교통혼잡이 빚어져 시민들의 짜증을 샀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한겨레 등 상당수 매체가 연합뉴스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집회를 간단하게 단신기사 처리했다.
그나마 의협의 핵심 요구를 소개한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역시 보도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대다수 참가인원 2만으로 추정 = 이날 집회의 참가인원에 대한 보도는 각 언론사별로 약 1만명 정도의 편차를 보였다.
중앙일보가 가장 많은 3만명 수준으로 잡았고, 조선일보가 2만 5천명으로 참가인원을 보도했다.
반면에 KBS와 YTN, 동아일보, 파이낸셜뉴스 등 대다수 매체가 집회인원을 2만명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는 의협이 발표한 참가인원 5만명과는 크게는 약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로서 경찰의 인원 추계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