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 의사회들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의사회에 입회하지 않고 보건소에만 신고한 후 개원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는 대략 600여 곳 이상의 개원의들이 구 의사회에 입회를 하지 않고 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2년 서울시 개원의원 숫자인 5,774곳에 비하면 10%가 넘는 비율이다.
◆ 미입회 개원의, 은평구 최소-강남구 최다 = 2일 서울 각 구의사회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의 구에서는 10~40명 사이의 미입회 개원의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의사회에서 대략 파악하고 있는 미입회 개원의는 △서초구 25명 △송파구40명 △성북구 29명 △영등포구 20명 △용산구 6명 △강동구 20명 △강서구14명 △관악구 29명 △광진구 10명 △금천구 10명 △노원구 40명 △동대문구 10명 △동작구10명 △종로구 4명 △중랑구 10명 등이다.
특히 강남구는 의사회에 입회하지 않은 개원의들이 무려 230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구 의사회는 정기적으로 보건소로부터 자료를 요청, 미입회 개원의를 입회비를 내지 않더라도 모두 입회시키고 있어 입회율은 100%였다.
동작구 의사회 관계자는 “2002년만 해도 미입회 개원의가 한 명도 없었는데, 현재는 10여명에 달하는 등 미입회 개원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의사회가 통계적인 현황은 파악할 수 없지만, 현재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체감에는 이견이 없었다.
일부 의사회의 경우 현황 파악이나 자료 요청이 늦어져 정확한 수가 파악이 안 된 곳도 있었다.
◆ 만만치 않은 입회비가 가장 큰 이유? = 신규 개원의들이 의사회 입회를 꺼리는 이유에는 만만치 않은 입회비가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 외에도 여러 이유들도 제시됐다.
강서구 의사회 김순애 회장은 “개원하면서 몇 달안에 폐업 등 여러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바로 입회하는 걸 꺼려하는 것 같다”면서 “만만치 않은 입회비도 부담 요인이다”고 말했다.
은평구나 용산구 의사회 등은 입회비를 내지 않더라도 입회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악구 의사회 관계자는 “다른 구에서 개원하다 관악구로 오는 개원의들이 입회 안한 경우가 있다”며 “‘의사회 입회 안 해도 된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의사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당연히 의사회 가입하고 보건소에 등록하는 것이 일상적이었으나 인터넷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 의사회를 거치지 않는 요인도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가입 독려 위한 방안도 제각각 = 대부분의 의사회들은 미입회 개원의들의 입회를 독려하기 위해 여러 방안들을 고민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의사회들은 보건소에 의사회 입회한 의사만 개원 가능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진척사항은 미비했다.
광진구 의사회는 회장과 총무가 직접 미입회 개원의를 방문해 입회를 독려할 계획이다. 종로구 의사회는 서면으로 입회를 독려중이다.
노원구 의사회 관계자는 “기존에는 미입회 개원의들에게도 문자서비스, 회람 제공 등 회원과 동등한 혜택을 부여했지만, 올해부터는 그런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의사회는 앞으로 의사회가 보건소로부터 위임받아 접수받는 의료보수표 등의 서비스도 입회하지 않는 개원의들에게는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실제 서울시 의사회차원에서도 미입회 개원의들에게 제재를 줄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각 구 의사회와 서울시 의사회 차원의 대책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