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사의 산별교섭이 사립대병원의 대표단 구성문제로 파행을 겪고 있다. 이에 주5일제를 비롯한 산별교섭 본안은 테이블에 올려놓지도 못하고 있어 진행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윤영규)은 7일 한국여성개발원 국제회의장에서 각 병원별 대표단과 3차 산별교섭을 가졌지만 '사립대병원의 대표단 구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다시금 파행을 겪었다.
이날 윤건일 이화의료원장은 사립대병원에서 유일하게 개인자격으로 참석해 타 사립대병원이 '중앙교섭' 형태의 산별교섭에 위임하지 않아 대표단 구성이 어려워졌음을 알렸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당초 합의안과 진행상황 등을 거론하며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윤 원장은 "노력을 다했으나 어려웠다"며 "타병원들이 '특성별'로 가야 참여할 것이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양측의 논의가 진전될 수 없었다.
이날 산별교섭에서 노조측은 사립대병원이 산별교섭 참여를 밝히면서도 '특성별교섭'을 거론하며 교섭을 지연시키는 것이 의도적이라는 강한 의혹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사립대병원들이 7월1일부터 강제되는 주5일제 등 본안 협의를 지연시키는 것이 교섭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일부러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각 지부별로 병원의 산별교섭 참여 여부를 조사한결과 병원들이 '특성교섭'에 큰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고 확인한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노조측은 또한 사립대병원 회의에 경제인총연합회가 참석한 사실을 두고, 경총이 사실상 산별교섭에 개입해 조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문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윤건일 이화의료원장은 경총은 "단지 자문을 주기 위해서"라며 노조측의 주장을 일축했고, 의도적으로 교섭을 지연한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윤 원장은 "다음 회의에는 타 사립대병원 원장을 모두 직접 참여시켜 이야기하자"며 "당초 참여할 계획이던 22개 사립대병원 중 6개까지 줄어든 이유가 어디있겠냐"며 노조의 양보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국립대병원이 불참한 상황에서 사립대병원마저 불참하면 사실상 산별교섭의 큰 틀이 깨지는 것"이라며 "이를 인지하고 있는 사립대병원이 노조와 힘겨루기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말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대병원 로비에서 출정식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투쟁에 들어갈 계획으로 사립대병원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강력하게 싸울 수밖에서 없다"고 말해 이후 사립대병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간중소병원과 지방공사의료원 등은 아무 논의없이 회의를 끝내 아쉬움을 남겼다. 이들은 최근 병원협회에 교섭권을 위임하려 했으나 병협 상임이사회에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병원들은 병협이 위임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산별교섭에 적극 참여한다는 기본 입장은 확고해 교섭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