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1년차 전공의 모집접수가 마감됐다.
예상대로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흔히 말하는 '돈'이 되는 과는 과열현상을 보였으며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돈'이 되지 않고 '힘'이 드는 과들은 줄줄이 미달되는 모습을 보였다.
의사는 전문직 중 유일하게 '선생님'의 호칭을 받는 직업이다.
변호사를 '변호사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으며 회계사를 '회계사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는다.
오직 의사만을 '의사 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 누군가의 아픈곳을 치료하는 흔이 말하는 '인술'을 베푸는 직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의사를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를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에 몰리고 있지만 의대진학 이유에 대해 '아픈 사람을 고치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 오직 '취업난속에 확실한 직업이 보장되니까' 혹은 '명예와 돈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수 있으니까'가 그들의 진학이유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의대에 진학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도 진학이유에 대해선 '안정된 수입'을 첫번째로 꼽는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의대에 진학한 이들이 다시 한번 경쟁을 통해 '돈'이 되는 과로 몰려든다. 환자를 돈으로 보는, 의술을 돈벌이로 보는 이들을 과연 '의사 선생님'이라고 볼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의사 선생님'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힘들고 고된 수련과 열시간이 넘는 수술후 받는 턱없이 낮은 수가에 대한 허탈함, 작은 실수조차 용납되지 못하는 사회분위기, 소진 진료시 받는 불이익 등 '의사 선생님'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의술은 인술이라 한다. 사람, 즉 환자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학문이며 직업인 것이다. 환자는 '의사 선생님'을 믿고 의지한다. 내 아픈곳을 살펴주고 내 꺼져가는 생명을 다시 타오르게 하기를 환자들은 믿고 기대고 있다.
이렇듯 환자들을 '돈'으로 바라보는 '의사'보다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이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존경받는 '의사 선생님'들이 보다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