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의료계가 차지하는 정치력이 낙제점에 불과한가.
최근 전북의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예상치 못한 입바른 소리로 행사장의 분위기를 차갑게 했다.
예전 같은면 정례적인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의료계에 대한 칭찬 일색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은 의료법 문제로 집회까지 연 의사들에게 어리숙한 대정부 대응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열린우리당 텃밭인 전북지역 국회의원인 채수찬 의원과 김춘진 의원은 총회 축사에서 의료계의 새로운 정치력을 강조했다.
이들 국회의원들은 ‘설득력과 논리력을 바탕으로 의료현안을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각자의 논리로 설파했다.
문제는 이같은 국회의원의 지적이 잘못된 시각만은 아니라는데 있다.
국회의원들의 퇴장 후 전북의 베테랑급 대의원들은 ‘의원들의 지적에 고개를 들수 없다’ ‘정치력 배양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등 집행부의 사고전환을 주문하는 발언을 잇달아 제기했다.
노(老) 대의원은 “의료법의 문제점을 우리끼리만 알면 뭐하냐”고 반문하고 “왜 의사들이 우는지 아내부터 설득해야 한다”며 대국민 홍보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계의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국회의원의 좁은 시야도 문제이나 의료법의 최종절차의 핵심인물인 입법자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의협의 정치력을 어떻게 봐야 할지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