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검사를 통해 유리체가 혼탁한 사실을 발견하고도 이에 대한 관찰을 소홀히해 환자를 실명에 이르게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이 내려졌다.
의사로서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최선의 예방조치를 해야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인천지방법원 민사 12부는 최근 각막 봉합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으나 외상성 견인망막박리가 나타나 결국 실명한 환자의 가족들이 의사의 과실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5일 판결문을 통해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므로 환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의사는 이같은 주의의무를 소홀히해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 것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초음파 검사결과 유리체 부분이 혼탁한 소견을 보였고 이는 곧 유리체의 출혈을 의미하는 것을 모르는 바 없는 의사가 아무런 조치없이 환자를 방치한 것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증거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의사는 유리체 출혈이 견인망막박리를 일으키게 하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수술 후 12일째까지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았다"며 "또한 이후 23일이 지나서야 망막박리를 발견하고 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의사는 유리체 혼탁 증상을 발견한 직후부터 망막박리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자를 면밀히 관찰해야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결국 환자를 실명에 이르게 한 만큼 책임을 배상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의사가 환자가 내원했을시 곧바로 실시한 우안 각막 응급 봉합술은 적절한 수술이었고 수술 이후에도 항생제를 점안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에 이러한 노력을 감안해 의사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