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동대문병원이 폐업하면서 주변 대학병원들이 예상치 못했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외래환자를 비롯, 신규환자수가 다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이들 병원들은 동대문병원 폐업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외래환자 증가가 그 때문만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7일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동대문병원이 폐업을 선언하면서 강북지역 병원계에 상당한 여파가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고대 안암병원 등 인근 대학병원의 외래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제일병원의 경우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진료대기시간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고 있었다.
제일병원 고위 보직자는 "이대 동대문병원이 폐업하면서 1일 외래환자수가 2500명을 육박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내원이 상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일병원은 토요진료를 전면확대해 진료대기 문제해소에 나선 상황이다. 환자 분산효과를 통해 대기시간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그는 "300병상 규모의 병원에 환자가 2500명에 이르러 토요진료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행히 의료진과 직원들이 이에 협조해주기로 의견을 모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대 안암병원도 사상 최대의 진료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외래환자수가 지속적으로 급상승하기 시작해 구랍 말일에는 개원 이래 최초로 1일 외래환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
안암병원 관계자는 "2007년 12월에는 외래환자수가 6만 1498명에 불과했는데 2008년 12월에는 7만 3839명으로 20%이상 늘었다"며 "또한 신규환자수도 2007년 3783명에서 올해 4506명으로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암병원은 이러한 성과가 동대문병원 폐업에 의한 어부지리 효과로 치부되는 것은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안암병원의 한 보직자는 "동대문병원 폐업 영향이 무시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동대문구 환자들의 경우 안암병원이 지리적으로 접근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상당수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내부 리모델링 등을 통해 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것과 건강강좌 등을 통해 주민 챙기기에 노력한 것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며 "이러한 노력중에 동대문병원 폐업이 일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