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사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등 좋은 경영실적을 성적을 잇달아 발표하자 의료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사들은 지난 한해 원가 상승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에 따른 손실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앓는 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제약사들은 겉으론 울면서 속으로 웃고 있었다는 게 의료계의 평가다.
실제 지난해 주요 상위제약사는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루며 경제난을 무색케 했다.
8일 공정공시 결과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전년대비 10.4% 매출 신장을 이루며 사상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한 제약사가 됐고 유한양행은 무려 24% 성장했다. 여기에 한미약품 11%, 종근당 20%, 녹십자 16.7%, 일동제약 12%, 보령제약 13%, LG 생명과학 10% 등 대부분 상장사들이 좋은 실적을 냈다.
제약사들은 올해에도 매출 목표를 크게 늘려 잡으며 매출 신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기세다.
이에 대해 개원가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약계를 되돌아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유난히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며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두 자릿수 성장하는 것을 보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고서도 죽는소리를 하면 뒷걸음질을 친 개원가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이냐며 "정말 얄밉다. 우리도 엄살이라도 필 재주가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푸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제약업계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딱히 분석하지 않아도 뻔하다. 정부가 약값을 내리는데 부담감을 갖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나라 복제약값은 너무 비싸다. 공들이지 않고도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도 성장을 거듭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