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필수예방접종 찬반 설문마감을 앞두고 개원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2800명을 대상으로 한 필수예방접종 사업의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가 14일 오후 2시 마감된다.
설문결과에 따라 소청과를 비롯한 모든 진료과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이다.
여기에는 의료계의 말 못할 고민이 숨어있다.
초기 내과와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개원의협의회 및 학회 등 6개 단체가 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와 논의에서 시범사업시 전액지원에서 30%로 축소된 국회 결정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정부의 신뢰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반대 목소리가 소청과를 중심으로 높아지면서 회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예방접종 사업을 위해 민의를 수렴한다는 차원에서 설문조사가 마련됐다는 것.
문제는 설문결과가 ‘찬성’이면 그대로 가나 ‘반대’가 절반을 넘어 80% 이상이면 심각해질 수 있다.
극렬한 반대는 소청과의사회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원 사퇴와 참여거부라는 초강수 해법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예방접종 사업의 또 다른 축인 내과와 가정의학과의 서운함이 폭발해 의료계 내부의 분열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가정의학과의사회 한 임원은 “6개 단체가 합의한 내용을 1개 단체의 설문으로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의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말을 아끼고 있으나 소청과와 의협 모두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라며 불쾌한 입장을 피력했다.
소청과 임원진도 이같은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반대의견을 뚫고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
이청민 회장은 “정부가 내년도 90% 이상의 본인부담 지원을 약속해 믿어보자는 입장이나 회원들의 반대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며 “이번주 설문결과를 앞둔 상황에서 솔직히 하루하루가 떨리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다음달 시행에 따른 대국민 홍보가 이미 시작된 마당에 의사들의 입장만 고수한 채 반대한다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