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가에서 대진의들이 극심한 구직난을 겪고 있다. 개원의들의 '대진의 모시기'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10일 개원가에 따르면 경기 불황으로 개원의들이 부수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웬만한 일 아니고서는 대진의 채용을 꺼리고 있다.
불과 작년초만 해도 대진의들이 의료기관을 골라가며 급여를 높게 불렀지만 올해들어서는 일단 자리만 있으면 오케이하는게 보통이라는 게 개원의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대진의들 사이에서는 급여를 낮춰서라도 일하겠다며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
여기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잇따른 환율상승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경기침체에 환율까지 상승하자 개원의들이 해외학회나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것을 최대한 줄이고 생업에 집중하면서 대진의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개원가에 대진의 수요가 줄어든 반면 대진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구직난을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경영위기에 처한 중소병원들이 전문의 채용을 중단하면서 봉직의 채용을 기다리는 의료진이 늘어난 것. 즉, 본의 아니게 대진의 생활을 하게 된 의사 수가 많아지면서 수요는 없는데 공급만 늘어난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대진의로 일하고 있는 김모 전문의는 "당분간 대진의 생활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며 "얼마 전까지만해도 지방은 제쳐놓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지방이라도 자리가 있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개원의는 "얼마 전 대진의 채용 광고를 냈는데 작년보다 낮은 급여를 주고도 금새 구할 수 있었다"면서 "확실히 경기가 어려워진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