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중심, 칼슘채널차단제 다처방, 투약순응도 향상….
심평원이 고혈압 약제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평가방향을 가늠해 볼 만한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은 평가연구부는 18일 국내 고혈압 환자들의 의료이용행태 및 의료기관들의 처방행태 등을 분석한 '고혈약 약제 평가지표 개발'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심평원 평가실의 의뢰로 진행된 것으로, 심평원이 올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고혈압 약제 예비평가'를 위한 선행연구의 성격을 갖고 있다.
고혈압환자 절반이상 의원급 이용…칼슘채널차단제 처방률 66% 달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환자들의 절반이상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의료기관들은 혈압강하제로서 칼슘채널차단제를 매우 높은 비율로 처방하고 있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 고혈압으로 인해 외래 의료이용을 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의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전체의 58.7%로 가장 많았으며, 종합병원 6.85%, 종합전문병원 5.7%, 병원 1.9%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동반질병이 없는 고혈압 신환을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 이용률이 68%에 달했으며, 연도별 의료이용 행태를 살펴본 결과 의원을 주 의료기관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의료기관의 혈압강하제 투약행태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칼슘채널차단제'의 처방률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실제 연구에 의하면 2007년 고혈압 관련 원외처방전 200만건을 성분군별로 분석한 결과, 칼슘채널차단제의 처방률이 6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칼슘채널차단제 처방은 의원급에서 68%로 가장 높았으며, 병원 65%, 종합병원 60%, 종합전문요양기관 58%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관한 평가연구부 장선미 부장은 "고혈압 환자에 대한 칼슘채널차단제의 처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동반상병이 없는 경우에도 처방률이 55%에 달해, 미국의 15%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칼슘채널차단제에 이어서는 이뇨제가 49%,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36% 등으로 처방률이 높았다.
투약순응도 높을수록 건강결과 양호…"의사 정보제공 노력 중요"
이 밖에 치료적인 측면에서는 투약순응도가 높을수록 건강결과가 양호하게 나타나, 이에 대한 집중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물순응군과 비순응군간의 건강결과를 비교한 결과, 약물순응군이 비순응군에 비해 더 나은 결과를 보여 꾸준한 약품 복용이 건강결과에 중용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뇌혈관으로 인한 입원위험도와 발생위험도 모두 비순응군이 순응군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난 것. 아울러 투약순응도는 연령이 낮은 환자, 지방소재 환자, 동반상병이 없을 때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선미 부장은 "투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진료과정에서 의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처음부터 꾸준히 약을 복용한 사람이 투약순응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분석돼, 치료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