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제36대 의협회장 선거를 놓고 간선제 전환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으나 B급 태풍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메디칼타임즈가 정기총회가 마무리된 16개 시도의사회(개최예정 인천, 울산, 제주 포함)의 의협 상정 건의안을 집계한 결과, 7개 시도에서 의협회장 간선제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회장 건선제를 요구한 시도는 서울과 부산, 울산(상정안건), 광주, 대구, 경북, 전남 등이며 나머지 9개 시도는 의협 건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얼마전 마무리된 의협회장 선거는 4만 3284명의 유권자 중 1만 8246명이 투표를 실시해 42.2%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회장 직선제 전환 첫 해인 제32대 60.8%, 제33대 43.8%, 제34대 53.9% 그리고 제35대 50.2% 등과 비교할 때 유권자의 무관심이 점차 늘어가고 있음을 반증했다.
의협선거 후 의료계 내부에서는 직선제의 한계가 포화상태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간선제 전환의 목소리가 탄력을 받은 모습을 보였다.
의협에 무관심한 의학회조차 지난 19일 정기총회에서 의협회장 선거 간선제 도입을 부의안건으로 채택하고 현 대의원 250명에 별도 선거인단 350명 등 총 600명으로 구성된 회장선거 선거인단을 구성하자는 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하지만 시도의사회에서 알 수 있듯이 간선제가 지닌 민의 반영의 한계라는 부분이 회원들을 설득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보다는 인터넷 투표와 기표소 투표 등 현행 우편투표의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직선제 선거제 개선이 탄력을 받고 있다.
경만호 당선자측은 “낮은 투표율에서 알 수 있듯이 회원들의 무관심에다 우체국을 왕래해야 하는 우편투표의 불편함이 더해졌다”면서 “간선제 전환을 민의를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및 기표소 투표가 다음달 대의원총회에서 집중 논의될 것”이라며 간선제 전환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문제는 노년층의 기성세대와 유권자가 집결된 대학병원이 인터넷이나 기표소 투표를 찬성할지 미지수라는 점에서 현행 선거방식이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10만 의사의 6000표 당선이라는 전문가 단체로서의 오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직선제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과감한 선거방식의 틀 변화를 위한 대의원들의 신중한 결정이 절실하다는게 의료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