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양한방 협진형 ‘통합암센터’가 ‘한방암센터’로 바뀌고, 한방병원 소속으로 개편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방암센터는 직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양한방 협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협진 실험을 시작한지 채 3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큰 변화가 옴에 따라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다.
6일 동서신의학병원에 따르면 양한방협진센터 소속이던 통합암센터는 지난 3월 병원 직제 개편에서 한의대 부속병원 소속을 옮겼다.
동서신의학병원은 2006년 개원 당시부터 의대 부속병원, 한의대 부속병원, 치대 부속병원 외에 양한방협진센터를 별도로 운영해 왔다.
통합암센터를 의대 부속병원도, 한의대 부속병원도 아닌 제3지대에 두고 양한방 협진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동서신의학병원은 통합암센터 직제 개편과 함께 명칭도 한방암센터로 개명해 ‘통합’을 간판에서 지워버렸다.
이에 대해 한방암센터 모 교수는 “병원장 지시로 직제가 개편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진료시스템은 이전과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제 개편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그는 “동서신의학병원 암센터는 ‘통합’을 모토로 출발했는데 이번 조치가 환영할 일은 아니다”면서 “양방과 한방 교수들이 과거보다 호의적인 관계로 변모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조직이 개편돼 불만스럽고 앞날이 불투명해졌다”고 토로했다.
그간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는 한의대 소속인 최원철(사상체질과) 교수가 개발한 ‘넥시아’가 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가 급증했고, 매우 이례적으로 한방 교수들이 진료 주도권을 잡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통합암센터 소속 혈액종양내과 교수들은 양방과 한방간 갈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협진에 참여하면서 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통합암센터가 주최한 제3차 국제동서암심포지엄에서 어완규(혈액종양내과) 공동 센터장도 ‘넥시아’의 치료 효과가 흥미롭다고 언급할 정도로 양방-한방 교수간의 불신이 점차 허물어질 조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조직개편으로 인해 내부적인 문제도 있지만 계속 협진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료 통합은 1~2년 사이에 되는 게 아니라 컨퍼런스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라면서 “암센터 의료진들이 협진 의지가 없었다면 몰라도 내부적으로 열심히 했는데 조직개편을 단행해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