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의료장비가 과잉 공급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지만 방사선치료장비는 아직 과도하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제4차 대한방사선수술학회 학술대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서울대병원 김동규(신경외과) 교수의 말이다.
대한방사선수술학회는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의학물리학자 등 방사선수술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학회다.
김동규 회장은 9일 인터뷰에서 “환자의 수술 결과가 좋다 하더라도 직장에 복귀할 수 없거나 신체 마비가 온다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런 점에서 비침습적인 방사선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뇌종양을 예로 들면 외과적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10일 가량 입원해야 하고 선택진료를 포함한 환자 본인부담이 1천만원 가량 되지만 감마나이프수술을 받으면 1일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다음날 직장 복귀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본인부담금 역시 일부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수술을 받는 것보다 저렴해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 등 방사선치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게 김동규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감마나이프수술은 해외환자를 유치하는데도 적합하다”면서 “오래 입원할 필요가 없고, 선진국에 비해 수가도 3~4배 낮지만 의료의 질이 높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김 회장은 “대한방사선수술학회가 오는 6월 세계방사선수술학회를 서울에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국제적으로 우수한 논문을 많이 발표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동규 회장은 방사선치료장비 과잉공급 주장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김 회장은 “고가장비가 과잉투자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동의하지만 감마나이프는 현재 국내 15개 병원이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5배 많은 일본이 50여대, 미국이 200여대라는 점에서 과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또 그는 “의료는 특성상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측면이 있어 고가장비가 과잉공급되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방사선치료가 비침습적이다보니 환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과도한 투자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교수는 현재 세계방사선수술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세계방사선수술학회는 6월 7~11일 서울 워크힐호텔에서 열리며, 30여개국에서 300~4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번 세계방사선수술학회에서는 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 등을 방사선생물학적 측면에서 접근해보고, 다양한 장비의 특성과 장단점에 대해서도 토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