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탈크 의약품 타동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주무부처인 식약청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복지위원들은 식약청의 일관성없는 정책으로 국민들과 요양기관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쓴소리를 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13일 최근 석면탈크 파동과 관련해 긴급현안보고를 갖고 식약청으로부터 그간의 경과 및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이날 윤여표 식약청장은 "적극적으로 탈크 기준을 마련해 미연에 이 같은 사태를 방지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다"면서 사과의 뜻을 전한 뒤 향후 유해물질 기준 규격 등을 마련하는 등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위원들은 식약청의 대응이 미흡하기 그지없다면서 호되게 질책했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판매 및 급여중지 목록만 3일새 4차례나 바뀌는 등 식약청의 미흡한 대응이 국민들과 의료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불러왔다"면서 "이런식이라면 식약청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 또한 "매번 일이 생기고 나서 뒷북치는 모습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 의원은 이번 판매금지조치가 국내사에만 한정되고 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 "행정이라는 것은 정확한 기준을 세워놓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하는 것인데 이치에 맞지 않게 한 곳은 되고, 한 곳은 안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책했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한마디로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판매 및 급여중지 목록이 수차례 바뀐데 대해 "매일 발표가 다른 그런 행정이 어디있느냐"면서 "식약청의 조치를 믿을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제약사와 의료기관, 약국 등 요양기관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식약청의 갑작스러운 판매 및 유통금지조치로 관련 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
변웅전 위원장은 "이번 석면파동으로 인한 제약사의 피해가 어림잡아 2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고, 임두성 의원은 요양기관들에게 최소한의 준비기간도 주지 않은채 식약청이 몰아붙이기식으로 해당 의약품들에 대한 급여 및 판매중지 조치를 내려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또한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1000개가 넘는 품목이 회수조치됐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무조건 회수하고 보자는 관행이 만들어지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의약품 뿐 아니라 국민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타 분야에 대해서도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석면함유 탈크원료가 상당수 병·의원에도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에 대한 식약청의 실태조사를 주문했다.
곽 의원은 "식약청이 의약품에만 집중해 의료기관의 석면탈크 사용에 대해서는 실태확인 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석면탈크가 문제가 있다면 국민과 환자, 병원관계자들에 시급히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