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진료비 부당청구 실태를 고발한 MBC PD수첩 방영이후 진료비 확인민원이 또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번 방송에서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할 경우 병원에 해당사실이 통보된다는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일부에서는 혹시 모를 불이익을 우려해 민원을 취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지고 있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에 따르면 14일 밤 MBC PD수첩 '억울한 병원비, 두 번 우는 환자들' 편이 방영된 이후 15일 하루동안 100건이 넘는 진료비 확인민원이 접수됐다.
통상 심평원에 접수되는 진료비 확인민원이 일일 평균 50건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이후 평상시의 2배가 넘는 민원이 쏟아져 들어온 셈이다.
사실 공중파 고발 방송 이후 진료비 환불민원이 폭증하는 일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어왔던 일. 실제 2007년말 '불만제로-진료비부당청구 편' 방송 직후에는 하룻밤새 평상시 한달분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 이후 진료비 확인민원과 함께 환불민원 취소와 관련된 문의도 잇따르고 있는 것.
실제 심평원에 따르면 15일 '진료비 환불민원을 넣으면 병원에도 그 내용이 통보되는 줄은 몰랐다'면서 환불민원 취소문의를 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0건 이상이 민원 취소신청으로 이어졌다.
민원인들이 방송을 통해 진료비 민원 신청시 병원에도 해당 내역들이 통보된다는 사실을 접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불이익을 우려해 민원을 자진 취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병원쪽으로 자료요청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민원인들 가운데 일부가 민원취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화문의가 상당수 있었던 만큼 향후 취소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심평원은 일부환자들이 진료비 확인 민원을 낸 후 병원으로부터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다는 사례에 주목,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취소신청건에 대해 가능한한 사유를 파악, 병원의 강압으로 인해 환자가 정당한 권한행사를 포기하게 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시정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