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새로운 선택진료기준이 적용되면서 대학병원들이 선택진료 의사를 조정했지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비선택진료 교수의 환자가 선택진료 교수를 찾아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환자들의 경우 진료비가 낮아졌음에도 오히려 담당교수가 선택진료 교수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우려를 표시하는 경우도 많아 병원측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선택진료의사 지정비율이 조정되면서 현재 44개 종합전문요양기관 모두가 선택진료지정의사를 80% 이내로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의 경우 433명의 자격의사 가운데 321명을 지정의사로 편성해 선택진료비율을 74.13%로 맞췄으며 서울대병원(79.77%), 서울아산병원(79.57%), 삼성서울병원(79.03%) 등 대형병원들도 조정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과거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에 비해 환자만족도는 크게 높아지지 않아 이들 병원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19일 "실제로 빅5병원의 경우 선택진료가 가능한 의사가 상대적으로 타 대학병원보다 많은 편"이라며 "그렇기에 조정하는데 있어 내부진통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에 비해 환자만족도는 크게 높아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오히려 예기치못한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병원의 특정과에서는 비선택진료 교수의 환자들이 선택진료 교수로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으며 일부 환자들은 왜 담당교수가 선택진료 의사가 아니나며 항의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선택진료의사였던 교수가 비선택진료 교수로 지정되면 환자들이 이 교수를 지정해야 정상 아니겠냐"며 "하지만 오히려 이 교수는 환자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잘 진료받던 환자들도 왜 자신의 담당교수가 선택진료의사가 아니라며 항의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병원들은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섰다. 환자들에게 선택진료제 조정을 설명하고 비선택진료 의사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B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B병원은 홈페이지에 이같은 사정을 팝업으로 명시하고 원무과 등 환자들이 자주 찾는 곳에도 이같은 설명문도 비치해 환자들의 혼란을 막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사실 대형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비용보다는 의료의 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몇달을 기다리더라도 특정 교수를 고집해 진료를 받는 것을 보면 잘 알수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선택진료 비용이 내려가는 만족감보다는 내가 진료받는 교수가 혹시 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더 큰 것이 아니겠냐"며 "대형병원, 스타의사들이 만드는 어두운 단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