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자사의 만성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클레부딘)'에 대해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지만 처방시장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개원가와 주요병원에 따르면 전문의들은 근육병증 사례 보고에 따른 판매중단 초치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처방을 유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광약품도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만 선언했을 뿐 시중에 풀려 있는 제품까지 회수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개원가에서 만성 B형간염 환자를 가장 많이 보는 의원 중 하나로 꼽히는 강남 S내과 K원장은 "근육병증이 나타나더라도 4개월만 약을 중단하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만큼 처방에는 크게 문제될 것 없다"며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처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환자들이 처방 약 변경을 원하더라도 내성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제픽스는 내성발현율이 너무 높고 바라쿠르드는 e항원이 잘 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레보비르가 국내에서 개발된 첫 간염치료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레보비르가 처방시장에서 퇴출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요 대학병원도 부광약품의 판매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처방 코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약제부 관계자는 "석면탈크 약과 같이 긴급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처방코드를 차단하게 되지만 레보비르의 경우 사정이 달라 일달 재고약이 소진되는 시점까지는 코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1주일치 가량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 등 다른 주요병원들도 처방코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의들은 만성 B간염의 특성상 장기처방이 필요하고, 내성 발현 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보험인정 기준도 살펴야 하는 등 처방 변경시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결국 부광약품이 미국발 악재에 자발적으로 국내 판매중단을 결정했지만, 사실상 처방시장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청은 레보비르를 복용함으로써 얻는 치료상의 이익이 더 큰 환자 등 반드시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 대한 공급방안을 부광약품 쪽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고 부광약품도 제품 재판매를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르면 1주일 이내에 제품 공급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