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의사들은 자신의 전공과목이 아닌 질병에 걸렸을 경우 담당 전문의에게 전적으로 치료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반면 간호사들의 경우 40% 가까이가 자신의 의지대로 치료방식을 결정하겠다도 밝혀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강북삼성병원(원장 한원곤)이 최근 병원에 재직중인 의료진(의사 105명, 간호사 196명) 및 외래환자 323명을 대상으로 질병인식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고 22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결과 질병에 대한 의사 등 의료진과 일반인의 인식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문가인 의사라 하더라도 자신이 질병에 대해서는 일반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질병에 걸렸을때 치료방식을 어떻게 결정하겠냐는 문항에서 극명히 나타났다.
의사와 간호사, 일반인 모두가 의료진에게 일임하겠다고 답한 것. 의사의 경우 77%가 담당의사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답했고 간호사는 60%, 일반인은 85%가 의사에게 일임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간호사들은 약 40%가 자신의 의지대로 치료를 진행하겠다고 답해 관심을 끌었다. 이는 일반인(10%)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며 의사(19%)에 비해서도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동원 교수는 "의사들도 자신이 질병에 걸렸을 경우 타 전문의에게 치료를 일임하겠다고 답한 것은 같은 전문가로서 국내 의료집단을 신뢰하고 있다는 인식이 투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에는 의사와 간호사 모두 암을 꼽았다. 의사의 절반이 암에 걸리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답했으며 치매(14%), 뇌졸중(12%) 순이었다.
간호사도 마찬가지. 48%가 암이 제일 무섭다고 응답했고 뇌졸중(19%), 우울증(9%)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암을 두려워하는 것은 회복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와 간호사, 일반인 모두 첫째로 '질병이 발생했을시 회복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
의사들은 '고통이 심해서'(19%), '가족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18%) 등의 이유를 차순위로 꼽았고 간호사와 일반인도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신동원 교수는 "설문결과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 의사나 일반환자나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TV나 드라마 등을 통해 보여지는 의사는 자신의 질병도 자신이 돌볼 것이라는 인식을 전환시키는 설문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