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대의원총회의 핵심 화두인 대의원회 임원선출과 정관개정 안건의 운명이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26일(일) 오전 8시 30분 서울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제61차 정기대의원총회의 일정이 대의원 정족수 문제로 의장 등 주요 직책 선출을 먼저 진행하고 정관 및 규정개정을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의원회는 국회와 복지부 및 보건의료계 등 주요 내빈이 참석하는 식전행사 후 곧바로 본회의 1부를 속개해 감사보고에 이어 의장 및 부의장, 부회장, 감사, 윤리위원장 등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인사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경선으로 치뤄질 대의원회 임원 선출의 경우, 최고 직위인 의장직을 감안해 3명 후보자에게 10분간의 정견발표가, 정총 당일 마감되는 부의장과 부회장, 감사 등의 입후보자에게는 각 1분 정도의 입장표명이 각각 주어진다.
현재 의장직은 박희두, 김학경, 최균 후보 등 3명(입후보순)이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이며 주목을 받고 있는 감사직은 입후보가 진행 중에 있어 후보자를 단정할 순 없으나 서울과 영남, 호남 등 전국적으로 8명에서 10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의원회측은 의장과 부의장, 부회장, 감사 등의 경선에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4개 투표용지를 대의원들에게 한꺼번에 나뉘어줘 투표를 한 번에 하는 방안을 참석자의 동의를 구하는 방식을 적극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아무리 최소화 한다 해도 대의원 242명의 투표 및 개표 등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고 다른 안건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후 대의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이번 정총의 핵심화두인 간선제 부활과 차기 집행부 증원 등 분과토의에 이은 정관개정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계 한 중견인사는 “과반수이상이 참석해야할 임원선출과 정관개정을 어떻게 일요일 하루 안에 끝내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의장의 진행이 중요하겠지만 의학회와 지방 대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킬지 미지수”라며 빡빡한 정총 일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인사도 “의장과 감사 등은 의무감과 관심이 높아 자리를 지키겠지만 경선이 끝나면 속속 자리를 빠져나가는 대의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안건은 차지하더라도 의협회장 직선제 개선에 대한 결정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다면 똑같은 우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의원회 유희탁 의장은 “정족수 문제로 의장과 감사 등 선출을 먼저 진행하고 분과토의와 정관개정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면서 “과반수가 안돼 정관개정이 부결되면 자리를 떠난 대의원들의 책임이다. 의장은 정관상의 원칙에 따라 회의를 진행할 뿐”이라며 정총 진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의장은 이어 “설사 정관개정이 안되더라도 의협 새 집행부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회무를 운영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신임 의장이 선출돼 의장권을 넘길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정관에 입각해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