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공식 출범한 대한민국 의학한림원(회장 지제근)이 사단법인화를 이루지 못해 창립취지 구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의학한림원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과학기술 한림원이나 공학 한림원처럼 정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인가를 얻지 못했다.
사단법인화가 되어야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고 자체적으로도 수익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임의단체에 불과한 현재의 위상으로는 당장 조직운영 자금도 확보하기 어렵다.
의학한림원은 현재 의학회로부터 1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독립 조직이어서 의협 등 의료계 관련단체들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제근 회장은 "급하게 창립총회를 열었고 회장을 맡다 보니 사단법인 인가가 가능한지 여부도 활실히 알 수 없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임은 부인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 한림원도 정부의 법적인 뒷받침 속에서 만들어진 만큼 복지부의 협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재정 문제와 관련해 지 회장은 "정부 용역과제 수탁 등을 통해 재정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계획이 원할하게 진행될 경우 재정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복지부는 의료 관련 법인이 난립해 있는 실정이고 추가적인 인가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주무부서인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복지부가 관리하고 있는 의료관련 법인이 56개나 되고 목적사업도 대소동이한게 현실이다"며 "현재 상태로서 더 이상의 법인을 인가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법인과 목적사업에 유사성이 없는 등 복지부가 정한 인가 기준을 충족할 경우 검토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에 의학한림원 설립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반발하고 있는 과학기술 한림원을 설득하는 일도 과제로 남아있다.
의학한림원은 과학기술한림원의 의학 분야 회원이 50여명에 불과, 의학계를 대변하기 힘들기 때문에 독립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과학기술한림원측은 실리를 좇는 행위라며 설립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