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SI)의 유행이 의약계가 마련한 국제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의약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중이염학회 서울대회(대회장 박기현)에 일본인 학자들이 무더기로 불참했다. 중이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행사는 세계 30여 개국에서 이비인후과, 소아과, 미생물학, 면역학, 역학 등의 분야를 대표하는 중이염 전문가 400여 명이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중이염의 자연면역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는 일본 학자와 중이염 대가들이 모두 불참한 것이다.
이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14번째 감염국으로 확인되면서 일본 정부가 지난 7일 덴마크와 프랑스, 홍콩과 함께 한국을 신종 인플루엔자 위험대상국에 포함시켜 여행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박기현 대회장은 "신종플로 추정환자 발생국을 다녀온 의사에 대해 출근을 금지, 집에 머무르게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학회가 열리기 직전에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회장은 그러면서 중이염학회 서울대회 뿐 아니라 올 봄에 열리는 국제학회 어디에서도 일본인 학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협회의 경우도 얼마 전 출입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22일 열릴 예정이던 '제 17회 한일 제약협회 공동세미나'가 잠정 연기되었다고 알려왔다.
세미나에서 한국은 한국의 규제개혁, 임상시험의 국제조화 협력,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정책, 보험약가관리제도에 대해 일본은 PMDA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글로벌 전략, 일본 임상시험의 최근 동향, 혁신적인 의약품과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일본의 전략, 제약업계의 약가제도 개혁 제안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었다.
협회는 "신종플루 유행에 따른 해외방문 규정 등 일본 측 사정으로 부득이 공동세미나가 무기한 연기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