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최근 요양병원 수가개선안을 발표한 가운데 간호등급(안)에 대한 병원계의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심평원은 13일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지역 요양병원 관계자들과 만나 요양병원 수가 개편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자 요양병원들은 간호인력 차등수가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요양병원 수가개선안 가운데 간호인력 차등수가안은 환자 대비 간호인력 비율을 △1등급: 3대1 이하, 간호사 비율 2/3 이상 △2등급: 3대1 이하 또는 3대1 초과~5대1 미만, 간호사 비율 2/3 이상 △3등급: 3대1 초과~5대 1 이하로 정했다.
또 △4등급: 5대1 초과~6대1 이하, 간호사 비율 2/3 이상 △5등급: 3대1 이하, 간호사 비율 1/3 미만 또는 3대1 초과~5대1 이하, 간호사 비율 1/3 미만 △6등급: 5대1 초과~6대1 이하 △7등급: 5대1 초과~6대1 이하, 간호사 비율 1/3 미만 △8등급: 6대1 초과~8대1 이하 △9등급: 8대1 초과~10대1 이하 △10등급: 10대1 초과 등으로 나눴다.
이에 따른 수가안은 1안이 △1등급 50% 가산(8500원) △2등급 40% 가산(6850원) △3등급 30% 가산(5140원) △4등급 25% 가산(4280원) △5등급 20% 가산(3420원) △6등급 0% △7등급 20% 감산(-3420원) △8등급 30% 감산(-5140원) △9등급 50% 감산(-8560원) △10등급 60% 감산(-1만270원) 등이다.
2안은 1안과 같은 등급을 유지하되 일부 가산 비율과 감산 비율을 줄인 게 특징이다.
이에 대해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A요양병원 원장은 “심평원 안대로 하면 간호등급을 산정하면 대부분 병원에서 수가 감산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근본적으로 간호인력 수급이 불균형해 급성기병원들조차 감산이 되고 있는 판에 요양병원들이 어떻게 3대1 비율을 맞출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등급에 따른 가산과 감산 격차도 너무 적다”면서 “과감하게 가산 또는 감산하고, 상위 등급에 대해서는 보상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 일당정액수가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보다도 못한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방문간호사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 판정자를 1시간 방문하면 3만 6천여원이나 지급하는데 '의료 중도' 상태의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일당정액수가가 1일 3만6천여원에 불과하다”면서 “기본 수가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C요양병원 관계자 역시 “심평원 안은 현실적으로 간호사 수급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급성기 병동까지 폐쇄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일당정액수가정책의 실패로 인해 요양병원은 환자, 국민들로부터 매도되고 있다”면서 "조속히 수가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병상 수급을 적정하게 해야 하는데 난립하고 있고, 서비스 질이 낮은 삼류병원들은 경영이 잘되고, 질이 높은 병원들은 반대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노인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일 미치겠느냐”고 되물었다.
D요양병원 원장은 “심평원 안대로 수가가 개편되면 간호사, 물리치료사를 해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면 경영은 정상화되겠지만 의료의 질은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