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부터 해외환자 유인·알선행위가 허용되면서 상당수의 의료기관이 해외환자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언어라는 장벽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관광공사 등 정부기관들이 잇따라 통역인력을 마련하고 대학병원들도 인력채용에 나섰지만 최소한의 의료지식과 통역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어서 의료기관들을 애태우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26일 "최근 몽골 환자들이 병원을 찾은 적이 있는데 통역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실제로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정도는 할 수 있는 직원들이 있지만 이외 국가들의 경우 사실상 속수무책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수소문끝에 결국 한국관광공사에 도움을 청했고 공사직원들의 통역을 받아 진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대다수 대학병원을 비롯, 해외환자 유치에 나선 의료기관들은 언어문제에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어권 국가라면 일정 부분 대화가 가능하지만 그외 국가에서 찾아온 환자들은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따라 공략국가를 정하고 그에 맞는 통역인력을 준비한 병원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러시아환자 공략을 위해 러시아 통역이 가능한 직원 5명을 선발했다.
하지만 대다수 의료기관들은 통역가능 인력을 채용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진료라는 특성상 국내 의료환경과 진료시스템에 대해 무지할 경우 그저 통역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특수 외국어를 현지인과 막힘없이 대화할 수 있는 정도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하소연이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국 관광공사는 '특수 외국어 의료관광 아카데미'를 열고 특정 외국어가 가능한 인력을 대상으로 의료관광의 현황과 상담방법, 특수 외국어권의 의료관습과 문화매너를 교육하고 있다.
진흥원도 마찬가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메디컬 콜센터(1577-7129)를 개설하고 해외환자가 병원을 찾을 경우 의사와 환자사이의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제통역사절단협회 등 민간단체들도 앞다퉈 의료관광 통역 코디네이터 과정 등을 만들어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의 의료수준은 세계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언어문제가 해외환자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관광공사를 비롯, 수요를 느낀 민간단체들도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교육에 나서고 있는 만큼 조만간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