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의 모범답안이라 평가받던 서울 노원구의사회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새로이 선출된 장현재 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의사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압도적인 지지율로 회장선거에 당선된 장 회장은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첫 상임이사회 식사는 자장면이었다. 회원들이 어렵게 낸 회비를 의사회가 최대한 절약해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후 상임이사회는 조찬으로 바뀌었다. 간단한 죽이나 샌드위치가 거창한 식사를 대신했다.
장 회장은 "최대한 경비를 절감해 내년에는 구의사회 회비를 낮추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또 "의사회 회의 등에 가급적 제약사 스폰을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노원구의사회의 변화는 의사회 조직개편에서도 드러난다.
대부분의 의사회는 회장과 1~2명의 이사가 대부분의 의사회 일을 하는 시스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노원구의사회는 집행부가 의사회 회무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회원들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각 부를 부회장 중심의 팀체제로 구축해 사업을 분담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또 젊은 의사들을 대거 발굴해 이사직을 맡겨, 향후 의사회의 새로운 일꾼이 되도록 하는 노력도 시작했다. 회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자문위원단도 위촉했다.
노원구의사회의 변화는 경비절감이나 시스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 회장은 조직개편이 끝나자, 동호회 활성화와 반모임 재건에 나섰다. 특히 반모임 재건을 위한 그의 열정은 대단하다.
"매주 1회씩 반모임 개최를 유도해 쫓아다니면서 반모임을 재건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미등록 회원들도 반모임에 나오도록해 자연스럽게 의사회 활동도 알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또 취임한 이후 노원구내 경찰서, 구청, 법원, 세무서 등 관계기관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친분을 쌓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회장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수도 있지만 회원들이 지역에 어려움에 처했을때, 도울려면 이러한 관계들이 필요하다"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구민과 함께 하는 의사회 역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노원구의사회는 지금까지도 구민들을 위한 많은 활동을 벌여왔는데, 장 회장은 이를 한층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의사회는 지난 3월말 자궁하수증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수술비가 없던 할머니에 수술비를 지원했으며 노원구 어린이집과 자율적으로 협력 의료기관 협약을 맺어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장 회장은 "구민들이 의사에 대해 신뢰하려면, 의사를 존경스럽게 바라봐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국민에게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노원구의사회. 많은 의사회가 회원들의 이탈로 고민하는 시대에 새로운 대안적 의사회상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