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수가 개편안에 대한 요양병원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노인요양병원협의회(회장 김덕진) 신임 집행부가 보건복지가족부에 수가 정상화를 강력 요구하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의회 김덕진 신임 회장은 5일 첫 이사회 겸 임원 상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협의회 운영 구상을 밝혔다.
그는 “당초 정부는 필요 요양병상을 2만 병상으로 추계했지만 현재 8만 병상을 초과해 병상 통제 기능을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요양병원형 일당정액수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수가 개편 이후 서비스의 질이 높은 요양병원들이 경영 압박을 받거나 망하고 있는 반면 질이 낮은 요양병원들은 이익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덕진 회장은 “이런 문제로 인해 요양병원이라고 하면 어둡고 칙칙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복지부가 추진중인 수가 개편에 대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 회장은 “정부가 재정중립을 전제로 수가를 개편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정확한 재정추계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걸 공개해야 정부안이 적정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부가 수가 개편 과정에서 요양병원 전체 보험재정을 오히려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4일 복지부와 만나 심평원이 지난달 발표한 수가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후 복지부와의 첫 번째 정책 협의에서부터 날선 공방이 오고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정부가 수가 개편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정보공개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김 회장은 “정부와 수가 협의를 계속 하겠지만 그래도 안되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김덕진 회장은 심평원이 지난달 28일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수가 개선 공청회를 연 자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수가를 시급히 현실적으로 개선해야지 시간을 끌다가는 일류 병원들이 다 도산하고 말 것”이라면서 “지금 사정이 매우 절박하기 때문에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최근 전국 회원들에게 보낸 인사서신에서도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먼저 설득과 이해를 구할 생각이지만 그래도 외면 받는다면 “아니오!” 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할 작정”이라고 공언했다.
김 회장이 취임 일주일 만에 16개 시도 조직을 결성, 노인요양병원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요양병원계는 심평원의 입원료 차등수가 개선안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김 회장은 “앞으로 내부 자정 노력을 통해 어두운 인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고, 노인의료비 적정성 연구, 과잉공급 병상 해소, 본인부담 덤핑, 일당정액수가의 구조적 문제,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등의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요양병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꾸준히 펴 회원 병원을 5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