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리베이트와 관련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선다고 한다. 얼마전 정부 주도로 열린 리베이트 근절 서약에 불참했던 의사협회가 자율적으로 대책을 세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경만호 의협회장이 밝힌대로라면 조만간 의-병협 등 의료계와 제약협회등 제약업계가 모여 리베이트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양쪽 모두가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경만호 회장은 "리베이트 문제는 당사자간 자율적인 조정을 통해 해결할 문제지 정부가 개입하거나 강제해서는 안된다"며 정부 개입을 배제했다. 또한 리베이트 수수 의사의 처벌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단연코 반대했다. 의협의 입장은 리베이트라고 무조건 배척하고 처벌하기 보다는 신기술 도입 등 의학발전을 위한 학술지원을 양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만 되면 아주 좋은 일이다.
의료현장에서는 복지부와 공정위의 전방위적일 리베이트 조사 여파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학회들의 위축이다. 학회를 연 2회에서 1회로 줄이고 장소도 호텔에서 병원 강당이나 강의실로 바꾸면서 경비 절감을 위해 애써보지만 그래도 돈이 모자라니 죽을 맛이다. 국제학회를 유치해놓고 쌓이는 건 근심이다. 학회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학회 스폰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우리는 상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리베이트를 막을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본다.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검은돈이 오가는 것은 안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까지 태운다'는 속담처럼 순수한 학회지원까지 모두 차단되어서는 안된다. 의협은 제약계와의 만남을 서둘러 우선은 학회 지원이 투명한 절차를 거쳐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당연히 근절해야할 불법행위들을 규정, 이를 어기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단호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