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한명이 담당해야 할 병상수 차이가 최대 11.5배에 이르는 등, 요양병원의 진료환경이 병원별로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입장에서 보자면, 같은 값을 내고도 어떤 병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제공받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이 공개한 요양병원 평가결과에 따르면 요양병원들의 의사인력당 병상수는 병원별로 최대 11.5배, 간호인력당 병상수는 최대 60.9배의 편차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심평원에 따르면 2008년 9월 현재 운영중인 요양병원 571개소를 대상으로 의사 1인당 병상수를 분석한 결과, 요양병원들의 의사인력당 병상수는 평균 37.3±8.4개 수준으로 집계됐다.
요양병원 의료인력 차등제에서 의사 1인당 병상수가 35개 미만일 경우 가산등급인 1등급, 35병상 이상 45병상 미만일 경우 감산없이 입원료 소정점수를 산정할 수 있는 2등급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 수치.
그러나 기관별로 그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면 이른바 '함량미달'의 기관들도 적지않게 눈에 띄인다.
실제 평가결과에 따르면 의사 1인당 병상수가 9.7개에 불과한 기관이 있었는가 하면, 의사 1명이 담당해야 할 병상이 112개에 이르는 요양병원도 있었다.
이는 간호인력이나 기타 보건의료인력의 활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평가대상 요양병원들의 평균 간호사 1인당 병상 수는 14.9±9.8병상 수준이었으나, 기관별로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할 병상이 1.4개에 그친 곳이 있는가 하면 최대 85.3병상을 혼자 떠안아야 하는 병원도 발견됐다.
또 물리치료사가 상근하며 매일 근무하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평가기간인 3개월 동안 물리치료사의 근무일수가 0일인 의료기관도 있었다.
병상당 평균 면적, 0.5평에서 4.5평까지…기본장비 없는 곳도 다수
의료인력 뿐 아니라 시설면에서도 병원별로 격차가 컸다.
실제 대상기관들의 병상당 병실의 평균 면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요양병원 평균은 6.3±1.5평방미터(약 2평) 수준이었으나, 병원별로 최소 1.7평방미터(약 0.5평)에서 최대 14.9평방미터(약 4.5평)으로 차이를 보였다.
또 7일실 이상의 다인실 병상운영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부 병원에서는 7인실 이상 병상을 단 한 곳도 운영하지 않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병원에서는 보유병상의 100%를 7인실 이상 다인병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이 밖에 고령환자들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의료장비를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한 기관들도 많았다.
심평원에 따르면 100병상당 심전도 모니터 보유대수는 평균 2.6±3.3대였으나 장비가 없는 기관도 119개소에 달했다. 또 평균적으로 100병상당 3.4±3.6대의 혈중 산소포화도 감시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장비가 전혀 없는 기관도 72개소나 됐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평가를 진행한 결과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기관들도 상당수 발견됐다"면서 "요양병원 정액수가제 시행에 따른 의료서비스 과소제공 가능성을 방지하고 장기요양환자의 진료환경과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