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이외 타과에 항우울제 처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무산됐다.
신경정신의학회 한창환 보험이사는 14일 저녁 열린 학회 상임이사회에서 항우울제 처방완화를 주요안건으로 논의한 결과 거부키로 공식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의사협회는 조만간 의료계의 의견이 수렴된 건의안을 심평원에 이를 전달, 이를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정신과 측이 거부하면서 이번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
한 보험이사는 "처방완화를 전제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진단, 치료, 설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이렇게 된다면 결국 우울증 환자는 정신과에서 제대로 된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못한채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회 측의 공식입장 발표로 15일쯤 의사협회와 심평원에 전달될 것"이라며 "현재의 안건으로 논의를 진행하다보니 문제가 워낙 많아 더이상 논의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거부키로 한 것"이라고 했다.
즉, 타과 개원의들이 우울병에 대한 처방이 가능해지면 정신과를 꺼리는 우울병환자들의 방문이 늘어날 것이고 이는 결국 환자들에게 제대로된 정신과 치료가 아닌 약물치료만을 권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신과 "논의과정에서 지적한 문제점 수정안됐다"
앞서 정신과 이외 내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신경과 등 개원의협의회 보험이사 간담회에서 '기타질환에 의한 2차 우울병'에 한해 타과에도 항우울제 처방을 허용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면서 공론화 되는 분위기였다.
이후 신경정신의학회는 내부 의견조율을 통해 치매, 파킨슨병, 사지마비 등 특정 질환 등 기타질환에 의한 우울병에 한해서만 항우울제 처방을 허용해야한다는 등의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일단 처방규제를 완화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결국 정신과 측에서 환자의 정상적인 정신과 치료유지를 이유로 거부입장을 밝히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를 더이상 구체화는 더이상 어렵게 된 것이다.
신경정신과의사회 김동욱 보험이사는 "일단 정신과 개원의들은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설마 그렇게 되겠느냐는 분위기"라면서 "기본적으로 항우울제 처방은 단서조항 여부와 무관하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과 개원가에는 아쉬운 소식이 될수도 있지만 항우울제 처방권을 타과에 확대하는 것은 정신과 개원의들에게는 상당한 희생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