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사간 산별중앙교섭이 결렬되며 현장교섭이 한창인 가운데 이제는 노사가 서로 입장이 뒤바뀐채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교섭에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던 사용자측은 되려 중앙교섭으로 다시 노력해보자며 요구하고 있는 반면, 어떻게든 교섭을 이끌어보겠다던 노조는 이제 희망을 버렸다며 임단협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는 최근 보건노조에 공문을 보내 함께 산별중앙교섭을 다시 속행해보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용자협의회는 "산별중앙교섭 의제에 대해 성실하게 논의해 협약을 체결해보자"며 "노조가 전향적인 태도로 교섭에 임해줄 것을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즉, 현재 진행중인 현장교섭을 중단하고 다시 중앙교섭 형태로 협의를 진행해보자는 것이다. 협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참석자체를 거부하던 몇달전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현재 노조가 일부 병원에서 현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병원에 노조가 집회 및 투쟁을 진행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울산병원 등이 임금 2.6% 인상을 확정지으면서 사용자협의회는 더욱 궁지에 몰려버렸다. 과거 중노위가 2% 인상을 협의점으로 내놓았지만 사용자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었다.
이에 따라 사용자측은 다시 중앙교섭으로 돌려서라도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노조에 전달하고 있다. 이번 공문한 해도 벌써 3번째다.
하지만 노조는 이미 희망이 없다며 중앙교섭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다시 중앙교섭으로 전환하자는 요구는 속내가 뻔하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20일 "파업없이 평화적 타결을 위해 2% 임금인상이라는 미흡한 조정안도 수용했지만 사측은 이러한 노력에 정면으로 맞섰다"며 "이제는 더이상 산별교섭에 대한 미련도, 기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협의회는 이미 본래의 목적인 노사관계 조정기능과 역할을 포기했다 보여지는 만큼 스스로 해산해야 할 것"이라며 "노조는 개별협상을 통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병원노사가 산별교섭 무용론과 책임론을 내세우며 팽팽하게 평행선을 긋고 있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올해 임단협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또한 이후 산별교섭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병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