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에 시달려온 적십자병원이 결국 일부 병원을 폐원하고 상당수의 직원을 감축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만약 폐원과 구조조정이 공식 발표될 경우 해당 병원 직원들을 비롯, 보건의료노조 등 노동단체들과의 극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적십자병원 등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 경영합리화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 발주한 '적십자병원 정상화방안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오는 19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 최종보고서에는 대구적십자병원 등 일부 병원의 폐원과 이전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적십자병원은 현재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감당할 뚜력한 방향성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이를 보조하지 않을 경우 폐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의료원 등 지역내 일부 공공의료기관과 역할이 중첩되며 대구에 의료인프라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운영해야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영과 거창적십자병원은 크게 적자가 나지 않고 있고, 인근에 공공의료기관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운영을 지속하기로 했다.
서울적십자병원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뒤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 위치가 부동산가치를 지니는 만큼 서울적십자병원을 이전하고 그 부동산을 개발해 이를 통해 병원의 적자폭을 상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실제로 현재 적십자병원은 누적적자가 580여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혈액원과 병원에서 임금체불과 결제보류가 일어나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있다.
이로 인해 대한적십자사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합리화추진위를 발족하고 지난 2월 경영정상화방안 컨설팅을 발주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컨설팅 중간보고 자리에서 위원회가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매각이나 폐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본지 7월 16일 보도) 노조와 마찰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19일 이같은 안에 대해 공식발표가 있을 경우 노조의 극한 반발이 예상된다.
보건노조 등은 대한적십자사가 혈액·병원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보다는 매각 등 사업축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하며 투쟁을 예고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연 적십자사가 이번 컨설팅 결과에 맞춰 일부 병원을 폐원하는 극약처방을 쓰게될지, 또한 이에 대한 노조의 극한 반발을 어떻게 이겨낼지에 대해 병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