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들의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되면서 특수진료병상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진료실 형태별로는 소위 돈이 되는 병상과 그렇지 않은 병상간에 증감곡선이 엇갈렸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이 공개한 '요양기관종별 특수진료실 현황'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현재 특수진료병상은 전국 18만5619병상으로, 2006년 말에 비해 8.8%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수진료병상은 최근의 병상 신증설 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전국 요양기관의 특수진료병상은 2006년 17만병상에 불과했으나 2007년 말에는 17만9000병상, 그리고 2008년말에는 18만3000병상 수준으로 큰 폭의 증가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진료실 형태별로는 증가세와 감소세가 엇갈렸다.
물리치료병상이나 수술실, 회복실 등의 병상은 점진적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는 반면 집중치료실이나 분만실, 신생아실 병상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
실제 심평원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현재 물리치료병상은 11만8014개로 2년반새 14.45%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수술실과 회복실 병상 또한 같은 기간 6%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물리치료병상은 특히 요양병원(2006년말 대비 93.42%↑), 한의원(55.38%↑), 병원급 의료기관(38.13%↑) 등에서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집중치료병상은 20%가 넘게 줄어들었다. 2년반새 3000개가 넘는 병상이 사라진 것. 이 같은 현상은 성인·소아, 신생아 등 집중치료실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됐다.
아울러 출생률의 감소와 더불어 분만실과 신생아실의 병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2009년 상반기 현재 요양기관의 분만병상은 2844개, 신생아실 병상은 9042개로 2006년 말에 비해 7% 이상 감소했다.
이와 관련 병원경영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물리치료병상이 증가한 한 것은 만성질환자 및 노인인구 급증에 따른 것"이라면서 "아울러 분만실이나 신생아실 병상이 줄어든 것은 수요감소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달리진 의료환경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
다만 집중치료병상의 감소는 다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병원계 한 관계자 "집중치료병상이 감소한 것은 매우 심각한 현상"이라면서 "이 같은 필수의료시설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국내 의료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원가보전율이 낮은 집중치료병상을 줄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수가현실화와 함께 중환자실 인력, 시설, 장비 등 구조적인 부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