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내과학 권위자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사망으로 촉발된 감염방지를 위해서는 의원급의 적극적인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사진)는 17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된 신종 플루 의심환자는 할머니와 같아서 언제, 어느 의료기관으로 갈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날 오명돈 교수는 의협에서 열린 내과학회 회의 후 가진 기자와의 만남에서 “설마 나에게 환자가 오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검사장비가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건소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어 “지역감염을 통해 의심환자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의원들이 좌시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발열환자라고 무조건 보건소로 보냈다면 조만간 가을철 감기환자가 급증하면 그들도 보건소로 보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보건소의 감염대책이 허술하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그는 “보건소는 진료가 아닌 방역중심인 만큼 신종 플루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내원환자의 감염여부를 의심하고 책임을 갖고 의사 스스로 적극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재희 복지부장관이 천명한 백신 다량 확보방안과 관련, 오명돈 교수는 “타미플루 등의 1천만명분 백신확보는 정치적 발언일 뿐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내 백신생산 능력을 과대 포장한 주무부처 장관의 언사를 꼬집었다.
오명돈 교수는 “이번 신종 플루를 계기로 감염분야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느 의료기관으로 갈지 모르는 의심환자에 대해 지역사회 의원들이 나서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강남 핵심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3개구 보건소에는 국외여행과 어학연수 등으로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과 주민 800여명이 감기와 발열을 호소하며 한꺼번에 몰려들어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