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지난 3년간 전공의 폭행과 관련 의사 3~4명을 징계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정렬(흉부외과) 교육연구부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는 근로자와 피교육자 신분을 동시에 갖고 있어 수련 표준화와 근무환경 개선 목표를 함께 달성해야 한다”면서 “3년 전부터 국내 처음으로 전공의수련규칙을 제정해 근무여건을 개선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전공의수련규칙은 주당 근무 시간, 당직비, 당직 적정화, 휴가 적정화, 당직 여건 개선 등 근무환경 전반을 담고 있다.
또한 수련규칙은 병원의 책무와 함께 전공의들이 이행해야 할 의무도 담아 서약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병협은 현재 서울대병원 전공의수련규칙을 모델로 삼아 전체 수련병원에 적용할 수련규정을 제정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은 수련과정에서 의사의 언어폭력이나 성폭력을 징계하고, 이런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공의가 참여하는 수련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정렬 부장은 “수련과정에서 교수건, 전공의건 폭력을 행사하다 적발되면 징계와 관계없이 반드시 보고서를 수련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서울대 본부의 징계 수위가 낮다고 판단해 양형을 진료정지로 상향조정한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3년간 전공의 폭력을 행사한 교수, 전공의 수 명을 징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진료정지 징계를 2번 받으면 사직하도록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이정렬 부장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수련 표준화 프로그램도 향후 국내 수련병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정렬 부장은 “현재 학회나 병협 등이 전공의 수련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이보다 상향 평균화된 자질이 요구된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각 진료과 별로 전공의 역량을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량 정의에는 의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직무가 95%를 차지하고 나머지 5%는 고객만족, 환자 배려, 리더십, 의사 소양 및 자질 등 직무외 필수역량이 반영된다.
전공의 연차별 필수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사전화한 표준화된 수련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정렬 교육연구부장은 “평가자는 전공의들이 표준화된 필수역량을 쌓고 있는지 확인 평가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개인 역량과 조직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3년여간 준비를 거쳐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