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대학병원들이 무서운 확장세를 보이며 규모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발표된 계획만 보더라도 5년내에 신축되는 병상만 3천개. 각 병원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과잉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2014년 개원을 목표로 총 1033병상 규모의 제2병원 설립에 들어갔다.
동산의료원 새병원 건립추진본부 관계자는 19일 "빠르면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며 "현재 설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최초로 LEED(미국에서 인정하는 친환경건축물 인증)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고려하고 있다"며 "동산병원이 의료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의료환경에 맞춰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병원도 500병상 규모의 제2병원 설립에 한창이다. 당초 올해 개원을 목표로 했었지만 기본계획에 변경이 생기면서 개원이 조금 미뤄졌다.
경북대 제2병원에는 일반병동 280여개를 비롯, 지역암센터와 노인의료센터 및 어린이병원이 세워진다. 또한 류마티스센터 등 특성화센터도 함께 구축된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제2병원은 설립 당시부터 특성화병원으로 계획됐다"며 "현재 구축되고 있는 센터 외에도 다양한 센터가 함께 설립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2012년 완공을 목표로 류마티스·퇴행성관절염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5층, 총 120병상 규모로 지어지는 이 센터는 재활치료실과 입원실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또한 이 센터와 별도로 본원에 대한 확장 및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병상규모를 1300병상으로 확충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영남대병원도 30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3층 규모로 지어지는 암센터는 사업비만 300억원대의 대규모 사업으로 이 사업이 완료되면 영남대병원도 1천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복지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호흡기센터도 설립하고 있다. 150병상으로 운영되는 호흡기센터에는 폐기능검사실, 수술실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각 병원들은 이러한 규모경쟁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TX 개통 등으로 의료기관이 점차적으로 광역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에 뒤쳐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동산의료원 관계자는 "교통편이 발달되면서 사실상 이제 지역뿐 아니라 전국 병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설과 장비확충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대구지역에 수천병상이 늘어나는 것은 과잉공급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구지역에 굳이 1000병상 이상급의 초대형병원이 4곳 이상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며 "자칫하면 과잉공급으로 인해 공멸하는 상황이 나오지 않겠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이어 "몸집경쟁보다는 의료의 질을 통해 환자유치 경쟁을 펼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