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거점병원을 공개한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연대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들이 빠지자 비판론이 일고 있다.
반면 치료거점병원들은 신종 플루 의심환자들이 증가하자 집단 감염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1일 신종 플루 치료거점병원 455곳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대학병원, 중소병원들이 대거 포함됐고, 동네의원까지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단국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신종 플루 환자들이 급속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치료거점병원 참여를 거부한 것은 이기주의적 행태라고 꼬집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3일 “치료거점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독립된 환기시설을 갖춘 격리병상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시설을 갖추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면서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입원시킬 수가 없어 부득이하게 참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정부로부터 치료거점병원 참여 요청이 왔지만 전체 병상의 절반 가량을 암환자, 백혈병환자, 장기이식환자 등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증환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혹시 모를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선 보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현재 병상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면서 대기환자들이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하루가 급한 신종 플루 환자들까지 받을 여력이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원과 서거가 맞물린 시점에 지정 요청이 들어와 참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전후한 상황이어서 지정을 보류했다”면서 “현재 치료거점병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병원이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음에 따라 환자들의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신종 플루 의심환자들은 치료거점병원에 갈 경우 원내조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거점약국에 가야 조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치료거점병원들은 신종 플루에 집단 감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A대학병원 측은 “신종 플루 의심환자들을 일반 외래진료공간이 아닌 격리된 치료실로 안내하고 있지만 이들이 지정된 장소 외에 병원 여기저기를 다니고 있어 통제가 안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타미플루나 리렌자를 처방받으려는 환자는 넘치는데 약은 한정돼 있어 벌써부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