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기자회견에서 매스미디어의 비판적 질문에 명쾌히 답변하지 못한 데에는 복지부의 압력이 내재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의협 주최로 열린 ‘신종인플루엔자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방송사와 일간지 취재진은 기자회견 내용이 대국민을 위한 대책보다 의사들의 권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니냐며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날 의협은 ‘신종플루, 안심하십시오, 의사가 앞장서겠습니다’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대국민, 대정부, 대회원 메시지가 담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회견에 참석한 일간지와 방송사 일부 기자들은 “국민에게 안심하라고 하면서 의료인의 감염대책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의협 집행부를 몰아세웠다.
이에 경만호 회장은 “의료계가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국민건강”이라고 말하고 “의협이 이익단체인 것은 맞지만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사가 최전방에서 신종플루 감염에 노출된 상황에서 의사를 보호해야 진료를 지속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 취재진은 “회견의 목적이 국민이냐, 아니면 의사냐”면서 국민과 의사의 보호책이 혼재되어 있는 기자회견의 성격을 명확히 할 것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의사를 불신하는 대중지의 통상적인 성격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의협 집행부가 복지부의 압력으로 기자회견 발표 수위를 낮춰 발생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의협 한 고위 임원은 “기자회견 소식에 복지부가 발언수위를 낮춰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여기에는 현재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3천여명에 불과하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에 허수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염내과 교수진 사이에서 확진환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기자회견 발표문에 이같은 내용을 담으려 했으나 복지부에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 수위를 낮추다보니 취재진들이 혼동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의료인 감염은 A대학병원 외과 전공의 3명으로 현재 격리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복지부가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중환자실과 격리실 등에 입원한 위험환자 수요를 공개해 국민적 대응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고려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절박감을 느껴 말한다. 항바이러스제 사용이나 마스크 착용 등 현 지침은 현장에 맞는 것이 없다”면서 “의원급이나 중소병원이 더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현 사태가 지닌 후폭풍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