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과 특허만료의약품 약가 인하가 사실상 공식화 되면서 제약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업계가 공멸의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강력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국적 제약사들도 걱정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복지부 의약품 가격 및 유통 TF는 리베이트 근절 방안으로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하고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약도 제네릭 수준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 TF를 이끌고 있는 임종규 국장은 1일 리베이트 관행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이 부분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이날 "특허만료 의약품을 제네릭 의약품 가격 수준으로 인하하고 계단식 구조인 제네릭 의약품 약가결정 구조도 손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허만료 의약품의 경우 특허 기간 동안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했고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 리베이트를 제공할 여윳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야흐로 제약시장에 전례 없는 폭풍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제약협회는 이미 제네릭 약가 인하 등이 국내 제약 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들어갔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문경태 부회장은 "제네릭의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국내 제약사 고사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를 저지하지 못하면 국내 제약사들은 다 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상위제약사 한 관계자는 "좋은 약을 개발하기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라며 "이렇게 되면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위사 관계자도 "퍼스트 제네릭에 대한 약가 인센티브를 걷어내면 상위 제약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R&D 축소, 인력구조조정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인하가 메시지를 접한 다국적 제약사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갑자기 특허만료 오리지널약 약가 인하 얘기가 나와 황당하다"면서 "요즘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제네릭의 시장 잠식과 신약 파이프라인 미확보로 고전하는 회사가 많은데 특허 만료약의 약값까지 깎이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국적제약산업협회 이규황 부회장은 "아직 TF에서 논의 중인 단계로,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고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한편 복지부 TF는 10월말까지 약가 및 유통제도 개선안을 마련, 장관에 보고한 후 관련 법 개정 등 후속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