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없는 의대들의 약학대학 유치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맥을 총 동원해 발족식을 여는가 하면, 막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내세우며 경쟁대학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만약 유치에 실패한다면 이러한 투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과당경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계명대학교는 9일 약대 신설 준비단을 통해 만약 약대설립을 허가해 줄 경우 1천억을 들여 첨단 시설을 갖추고 세계적인 석학들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내 경쟁대학인 경북대를 겨냥한 물량 공격인 것. 경쟁력 있는 약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력이 있는 사립대학이 적격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계명대는 이미 설립, 운영재원으로 1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한 성서캠퍼스에 부지도 이미 확보해 놓았다.
계명대는 현재 1033병상으로 지어지는 제2 동산병원이 완공되면 의대와 간호대, 의과학연구동을 잇는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 시스템을 구축해 첨단복합단지와 결합한 메디컬컴플렉스를 짓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립대학과는 달리 등록금에 의존해 약대를 운영하기 보다는 학교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세계적인 석학들을 대거 초빙해 교수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안을 만들었다.
계명대 신일희 총장은 "경쟁력 있는 약학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력을 갖춘 사립대학이 필요한 자본을 투입하는 구도가 맞다"고 말했다.
이처럼 약대 유치전이 본격화되면서 사립대학들은 인맥과 자본을 총 동원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톨릭대도 대표적인 경우. 가톨릭대는 다수의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원, 시민단체까지 아우르는 설립위원회를 발족하며 세를 과시했다.
또한 이미 약대 신설을 위해 성심캠퍼스에 5층 규모의 건물도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가천의대도 마찬가지. 이미 약학대학 유치를 위해 건물 부지를 마련해놨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허가부터 받자는 목적으로 공수표를 남발할 수 있으며 특히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던 대학들은 자칫 유치에 실패할 경우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것.
A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경쟁을 위한 무리한 투자는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라며 "첨복단지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가 큰 타격을 입은 대학과 지자체가 많은 것이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