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서울 한복판에 서당을 운영하는 한의사가 있다. 바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서울경희한의원 이병삼 원장이 그 주인공.
서울경희한의원 내 대기실은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서당으로 바뀌고, 동네 아이들이 한문을 외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 원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한의사에서 훈장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한문을 강의한다.
대상은 7세부터 13세까지 어린이들이며 내용은 사자소학부터 천자문, 명심보감, 동몽선습 등 한문의 기초부터 점차 단계를 높여나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현재 자신의 강의를 듣고 있는 4살된 아들이 사자소학을 읊조리며 노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보람돼 역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사실 요즘 아이들은 한자보다는 영어공부에만 매진하잖아요. 또 한자공부를 한다고 해도 급수시험에 급급해 한자만 외우지 한문을 공부하지는 않죠."
이 원장은 천자문, 명심보감 등에는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예의범절과 사람된 도리 등을 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전국의 모든 한의원에서 서당을 운영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한문을 공부하다보면 우리의 전통은 물론 한의학에 대해서도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 격하된 한의학의 위상을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그는 매달 1만원씩 받은 월사금을 불우한 청소년을 후원하고 있다. 매년 한명을 선정해 매달 들어온 월사금 전액을 그 학생에게 전달해주는 것.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번 돈을 다른 학생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어린이들이 한문을 배워 우리의 전통에 대해 또 한의학에 대해 친밀감을 높여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