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병의원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의료라는 특성상 직영체제를 유지하며 수직적구조를 지향했던 네트워크들이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며 수적인 팽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영리법인 이후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메디칼타임즈는 네트워크병의원들의 최근 변화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네트워크의 개체 수가 늘어난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회원들은 더 좋은 조건의 네트워크를 찾아 이탈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으며, 네트워크들은 회원 유치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시스템을 바꾸고있다.
직영→프랜차이즈 전환 증가
가장 큰 변화는 신생 네트워크들이 수적인 팽창에 초점을 맞추면서 네트워크라는 조직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00년대 초반 시작된 네트워크들이 의료의 질 유지를 강조하며 직영체제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최근 네트워크들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지점 늘리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지점을 빠르게 확장함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네트워크는 가맹비를 할인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 등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되고 있다.
B피부과네트워크 개원의는 "네트워크에 관심이 있지만 가맹비 부담으로 가입을 미뤄왔던 개원의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특히 이 같은 네트워크들은 경영에 있어서도 독립적인 형태를 유지해 가입과 탈퇴가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네트워크 개원의는 "요즘 추세가 서로 긴밀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네트워크 보다는 기본적인 틀만 서로 공유한 채 그 이외 대부분은 각자 맡는 형태"라며 "의료장비 또한 공동구매를 진행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신생 네트워크들이 빠르게 지점을 확대하자 일부 1세대 네트워크들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프랜차이즈로 개원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C피부과네트워크 또한 초기에는 직영을 강조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프랜차이즈형태로 지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일부 개원의들은 "알맹이는 없이 브랜드만 공유하는 네트워크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D성형외과 네트워크 개원의는 "네트워크는 브랜드파워를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개원의들은 가맹비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서로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된다"며 "과거 네트워크의 메리트 즉, 공동구매 및 직원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이나 서비스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셈"이라고 했다.
기대에 못미치는 혜택…네트워크의 한계
이처럼 프랜차이즈형태의 네트워크 확산은 앞서 네트워크들이 개원들이 원하는 답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높은 가맹비를 지급하고 네트워크에 가입한 회원들은 '뭔가 획기적인 변화'를 꿈꾸지만 막상 현실은 크게 달라 실망감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C성형외과네트워크 개원의는 "개원시 인테리어, 의료장비, 직원 교육 등에 있어 지원을 받아 신속하고 편리하게 개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원 이후에는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못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의료장비를 공유하거나 공동구매를 하는 것은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볼 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공동구매 등은 네트워크 가입조건에서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네트워크에서 탈퇴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유명 네트워크에 속해 있으면 특별한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막상 다른 네트워크 의료기관에서 의료사고 발생시 피해에 대비해야 하고, 높은 가맹비를 물어야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했다.
의료사고에 취약한 네트워크
특히 최근에 발생한 부산 D성형외과의 의료사고 이후 개원의들은 네트워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D성형외과는 서울에서 소위 잘 나가던 성형외과 네트워크의 부산지점으로, 이번 사고 이후로 네트워크 전체에 파장이 미치자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역시 네트워크는 의료사고에 치명적이다"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부산의 E성형외과 개원의는 "성형외과 네트워크를 바라볼 때마다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그것이 이번에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트워크 중 한 지점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환자들은 불안감을 느껴 발길을 끊게된다"며 "의료사고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네트워크를 이탈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