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수련병원들이 외과와 흉부외과 수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스탭 지원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이들 과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파격적인 개선책을 확정했다.
15일 동서신의학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최근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스탭 지원 종합대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7월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기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30%, 100% 수가를 인상함에 따라 수입증가분을 활용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동서신의학병원은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100만원 인상하기로 하고, 7월부터 소급적용할 계획이다.
또 이들 과 전공의 1인당 교육훈련비로 300만원을 책정, 해외학회 등에 참석할 때 지원하기로 했다.
동서신의학병원은 외과와 흉부외과 스탭들이 해외학회에 참석할 때에도 교육훈련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서신의학병원은 이들과 전공의들이 수련 외에 잡무에 시달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인력(PA)을 2명 선발해 배치한 상태다. 의국에 전공의 도우미를 채용한 것도 허드렛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동서신의학병원은 의국 운영비도 300만원 인상했다.
아울러 동서신의학병원은 전공의 당직 휴대폰을 별도로 구입해 비당직자를 호출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했다.
동서신의학병원은 외과 수가인상으로 진료비가 증가한 총액의 67%를 전공의와 스탭 지원책으로 배정했으며, 내년에는 77%로 상향조정할 방침이다.
현재 대한외과학회는 수가인상에 따른 수입증가분의 70%를 외과 지원책에 할애하도록 전국 수련병원에 요청한 상태다.
동서신의학병원 이석환 외과과장은 “이번 지원책으로 전공의 수급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단지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수련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석환 교수는 전공의 지원책이 외과 살리기를 위한 근본대책이 될 수 없으며,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더라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일자리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수련후 모두 봉직할 수 없는 만큼 개인병원에서도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더 이상 사명감에 호소할 게 아니라 외과의사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수술보다 외래진료를 하는 게 더 이익이 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전공의 처우개선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