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가 최근 공개한 전공의 수련규칙 표준안에 대해 각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들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근무지침이 실제 전공의 수련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자칫 이름뿐인 지침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련부장들,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 기대감 표출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전공의 수련규칙 표준화 TFT를 통해 공식 수련지침을 마련하고 전국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이번에 공개된 근무지침에는 총 11장에 걸쳐 당직근무와 휴가 등 근무조건과 성희롱 방지 등 규제조항들이 포함됐다.
대다수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장들은 이번에 공개된 근무지침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재중 교육수련부장은 15일 "나도 TFT에 참여했지만 수련교육자들과 전공의들의 니드를 반영하느라 애썼기에 경영적 측면을 최대한 배려한 근무지침"이라며 "앞으로 전공의 수련과 관련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사실 그간 전공의에 대한 징계 등도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만큼 수련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어렵게 수련지침이 마련된 만큼 각 수련병원들이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병원계 모두가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김건일 교육연구실장은 "사실 양산부산대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의 로딩을 줄여주려고 노력했었지만 경영진은 물론, 각 과 과장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좋은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만큼 병협이 나서 이번 수련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하게 병원에 압박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실적용 한계점 지적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하지만 수련지침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과연 이러한 수련지침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또한 병원별로 수련환경이 크게 달라 일률적인 지침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하대병원 박 원 교육수련부장은 "지침에서도 전공의들의 연속당직을 금지했듯 연속당직은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좋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전공의와 스텝이 많은 대형병원들은 몰라도 중소형 수련병원들은 지침을 지킬 수가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초대형병원이 아니라면 대다수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72시간은 고사하고 96시간이 넘어가도 교대가 안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침마련도 중요하겠지만 수련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