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감염확산이 심상치않다.
따뜻한 날씨 탓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신종플루가 10월 중순 이후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지역 개원가는 물론 거점병원들이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27일 병·의원에 따르면 최근 독감증세를 보이는 내원 환자가 크게 늘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 개원의들은 "거의 폭발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S거점병원은 독감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몰려와 외래는 물론 응급실까지 더이상 자리가 없을 정도다.
S병원 관계자는 “10월 중순 이후부터 급증한 환자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 이전에는 하루에 100명도 안됐는데 매일 500명씩 찾아오는 통에 감염내과를 비롯, 신종플루 관련 의료진은 대부분 여기에 매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기기운만 있어도 일단 진료소를 찾고 있다보니 병원 전체가 감기환자로 난리”라고 덧붙였다.
K병원도 밀려오는 감기 환자들로 북새통이다. 병원 관계자는 “신종플루 진료를 받으려는 내원환자가 워낙 많다보니 27일부터 실시키로 했던 의료인 예방접종도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는 개원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기도 일산 A이비인후과의원 신모 원장은 “매년 환절기에는 감기환자가 늘긴 하지만 올해는 감당이 안될 정도”라며 “점심식사도 할 틈도 없을 정도로 환자들이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 B내과의원은 “지난해 독감접종 시즌에 비해 환자 수가 2~3개 늘어‘폭발적으로 증가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기 증상만 보여도 타미플루를 처방하라는 정부 시책에 우려를 표시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서울 A내과 원장은 "증상이 의심된다고 모두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내성이 발현되는것이다. 이 때문에 처방에 신중을 기하려는 의사와 무조건 처방을 원하는 환자간 실랑이가 벌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타미플루 처방에 대한 약제비 삭감 불안도 여전하다.
경기도 C이비인후과 이모 원장은 "정부는 신속항원검사 없이 바로 타미플루 처방을 권하고 있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환자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해야하는데, 정부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느냐"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발표는 있었지만 신속항원검사라도 한 후, 처방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경남도 의사회 관계자는 "개원의들은 타미플루 처방 증가에 따른 약제비 삭감을 우려해 처방을 꺼리고 있다"며 "이는 지금까지 개원의들이 수차례 삭감조치를 당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