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수술 등을 놓고 극한 갈등을 빚어오던 경북대병원 노사가 결국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의료연대가 초임삭감 철회와 야간수술 금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병원은 대구지역 주요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이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공노조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 분회(분회장 우성환)는 최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 투표율 78.8%에 찬성률 71.5%로 쟁위행의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경북대병원 노조는 5일 파업전야제를 거쳐 6일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최근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른 신규직원 초임삭감과 24시간 수술체계를 도입으로 큰 마찰을 빚어왔다.
경북대병원은 환자 대기시간 감소를 위해서는 24시간 수술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병원이 수익성을 위해 위험도가 높은 야간수술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었다.
또한 최근 이명박 정부가 추진중인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병원측이 신규직원 초임을 12.2% 삭감하자 노조가 크게 동요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해왔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지속되온 임금협상 등 단체교섭까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경북대병원 노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몰렸다.
노조 관계자는 2일 "지역 대표 공공병원이 환자 대기시간을 줄인다는 이유로 응급수술이 아닌 정규수술에도 24시간 야간수술을 강행하고 있다"며 "위험도가 높은 야간수술을 강행하는 것은 돈벌이에 다름아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지침이라며 신규직원에 대한 초임을 12.2% 삭감하려 하고 있는데 신규직원만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행위"라며 "이를 즉각적으로 철회하지 않을 경우 파업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최근 환자적체가 심각한 상황에 있어 일부 환자들이 계속해서 수술이 늦어지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다"며 "야간수술은 환자적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의료진들의 불만을 감수하며 실시한 정책이 이렇게 곡해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900명에 달하는 노조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북대병원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신종플루 환자 치료.
경북대병원은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으로 대구지역 환자들의 상당부분을 수용해왔다. 이에 따라 만약 파업에 들어갈 경우 대구지역 신종플루 진료에 큰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신종플루와 관련한 진료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