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가에 물리치료사 구인난이 심각한 가운데 실장급 물리치료사들은 병원 운영에 큰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개원가에 따르면 병원 근무 경험이 많은 물리치료사들이 초짜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물리치료 기술을 제안하며 고액의 연봉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막 병원을 오픈한 개원의 입장에서는 환자를 다루는 데 능수능란한 물리치료사를 고용함으로써 '물리치료사+병원운영'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물리치료사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면서 걷잡을 수 없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물리치료사가 인센티브를 위해 부적절한 방법이 동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남도 A재활의학과의원 이모 원장 또한 개원 초기에 실장급 물리치료사를 고용, 환자 관리와 함께 병원 운영적인 부분을 일부 맡겼다가 낭패를 봤다.
이 원장은 "해당 물리치료사가 병원 운영을 좌지우지하려는 일이 잦아지면서 결국 해고했다"며 "해고한 이후 일부 환자가 빠져나가면서 한동안 고생했다"고 했다.
경북도 B신경외과 박모 원장은 "간혹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부적절한 방법을 동원하는 등 사례가 나타나 불안했다"며 "병원 운영이 내가 아닌 그 물리치료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니 안되겠다 싶어 결국 해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물리치료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일부 관여했지만 점차 병원 전체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실장급 물리치료사들의 높은 연봉도 상당한 부담이다.
전남도 C정형외과 김모 원장은 "물리치료사는 처음부터 단골환자 몇명을 데려올 수 있는데 연봉을 얼마나 줄 수 있느냐며 고액의 연봉을 요구했다"며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에 채용했지만 매달 임금이 부담스러운 데에가 실제로 환자가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아 고용을 유지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물리치료사협회 관계자는 "요즘 환자들은 의료쇼핑을 하는데 물리치료 또한 마찬가지"라며 "만성환자들은 자신에게 맡는 물리치료사를 원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고 환자 응대를 잘하는 물리치료사가 있다면 환자들이 절로 찾아오게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리치료사 경험이 많은 물리치료사들은 실제로 병원 운영에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본다"며 "단순히 금전적인 계약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는 의료기관이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