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립의료원(원장 강재규)에 따르면, 의사들 상당수가 경영진이 제시한 내년 4월 이후 적용될 국립중앙의료원 보수표를 놓고 급여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경영진과 설립추진단은 현행 의무직 공무원 보수체계를 연봉체계로 전환시키면서 본봉을 60%, 성과급을 40%로 하는 새로운 급여체계를 제시했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의사들의 급여수준이 당초 약속한 국립암센터 보다 밑도나 지금보다 10% 이상 상승된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성과지표에 미달되는 의사들은 오히려 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법인화 전환에 따른 높은 급여를 기대했던 젊은 의사들은 과도한 성과급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 스탭은 “급여는 최소한 30% 정도 높아질 것이라는 경영진 말을 기대했는데 본봉을 과도하게 낮춘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진료와 연구로 좌우되는 성과급이 진료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이 분명한 데 지금보다 감소된다면 누가 따라가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스탭도 “향후 법인화 시스템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하고 “더구나 간호직과 행정직은 제외하고 의사들만 성과급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의사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의료원은 11일 원장 주재의 전 스탭 간담회를 마련해 진화에 나섰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사는 “원장이 보수표 기준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의사들을 설득하려 노력했다”면서 “개인별로 노력한다면 성과급의 80%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으나 스탭들의 동요가 쉽게 수그러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강재규 원장 “절대평가로 현재보다 높은 급여 줄 것”
다른 의사는 “진료와 연구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의료봉사도 평가점수로 인정해 성과급을 높여줄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내년도 690억원의 한정된 예산안에서 의사들의 본봉을 올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원장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며 동료의사들의 현명한 판단을 주문했다.
경영진은 이같은 문제제기를 법인화를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판단하고 급여체계를 지속적으로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강재규 원장은 “간호직과 기능직 보수는 국립암센터의 90% 수준으로 했지만 의료진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성과급제는 절대평가로 열심히 일한 의사 80% 이상이 지금보다 높은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어 “진료와 연구를 연봉에 반영한다고 누누이 얘기했는데 이제 와서 처음 듣는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 되겠느냐”고 말하고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의료원에서 진료실적도 없는 의사에게 높은 급여를 준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의료원 공무원노조도 신규 간호사의 급여 인상폭이 당초 30%에서 20%로 대폭 하향조정된 부분을 경영진에 강력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어 의료진 보수표가 13일 신분전환 마감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