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가에서는 지루한 환자 대기실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병·의원을 찾은 환자들의 불만사항 1순위가 대기시간인 만큼,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대책이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 H한의원은 최근 오픈하면서 주 타깃이 어린이라는 점을 감안, 환자 대기실에 변화를 줬다.
지금까지는 어린이 놀이방을 설치했지만 최근 오픈한 지점에는 북카페를 설치,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
H한의원 관계자는 "비치된 책 대부분은 유아 및 어린이 관련 도서로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림동 G산부인과의원은 얼마 전 환자 대기실 한쪽 벽면에 책장을 설치, 잡지책부터 소설책, 만화책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비치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산모들 중에는 읽던 책을 빌려가길 원하는 경우가 늘자 아예, 무료로 책 대여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산부인과 진료 특성상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감안해 책을 읽으며 지루함을 달래도록 했던 게 제대로 먹힌 셈이다.
G산부인과 개원의는 "대기실을 마치 책 대여점처럼 느끼도록 했다"며 "생각보다 산모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보다 많은 책을 비치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가하면 환자대기실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J소아청소년과의원은 점심시간에 음악회를 통해 환자대기실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음악회의 주인공은 J소아청소년과의 조모원장. 그는 점심시간마다 대기실에서 플룻을 연주하며 환자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다.
해당 의료기관의 원장이 직접 연주하는 공연을 즐기며 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들은 의사에 대해 친근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병원은 무섭고 아픈 곳'이라는 인식을 탈피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조 원장은 "처음에는 생소했던 환자들도 시간이 갈수록 점심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이들이 생겨났다"며 "이로 인해 병원 분위기도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개원의들이 본격적인 무한경쟁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인 즉, 과거 병원들은 문만 열어두면 환자가 찾아왔던 것과는 달리 이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찾아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개원컨설팅 관계자는 "눈에 띄는 내부 인테리어는 해당 의료기관을 홍보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준다"며 "실제로 몇 년전 H한의원은 의료기관 내에 놀이방을 설치하면서 유명해진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