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수가인상안과 내년도 보험료율 인상안을 내놓아야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제도개선소위원회가 결국 합의된 안을 도출해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오후 7시 건강보험공단 세미나실에서 열린 건정심 제도개선소위는 4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논의를 벌였지만 위원들 모두가 동의하는 안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병·의원 단체가 약제비절감 등을 통해 내년도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협조하는 것을 조건으로 병·의원 수가를 건보공단과의 협상 최종안인 각각 1.2%, 2.7%에서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는 안이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나 공익대표들은 지난 제도개선소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가입자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병·의원 수가에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공급자측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절감 조건이 공급자단체에게는 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면서 "사실상 페널티는 부여하지 않는 쪽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확인했다.
정부가 지속적인 의지를 표명하는 만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병·의원 수가에 페널티를 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도 보험료율에 있어서도 제도개선소위 위원들의 의견차가 적지 않았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건보재정 유지를 위해 5%대 중반을 주장한 반면 기획재정부, 경총 등은 경제상황을 감안한 3%대, 가입자단체는 4%대, 공급자단체는 6%대 내년도 보험료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통된 안이 나오지 않아 25일로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공익대표들이 제시하는 특정안에 표결처리 가능성이 유력하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표결처리에 따라 가입자나 일부 공급자단체가 건정심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